지난해 개인ㆍ법인을 합한 사업자 수(계속영업 기준)가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. 국내 전체 인구 100명당 16명가량이 ‘사장님’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다. 사업자 수는 늘었지만 규모가 영세하거나 생계형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. 음식점ㆍ소매업 등 이른바 ‘불황형 창업’이 많이 늘었다.
국세청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‘2020 국세통계’ 자료를 발표했다. 이 통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폐업을 하지 않고 계속 영업 중인 사업자(가동사업자)를 집계한 것이다.
조사 결과 지난해 개인 및 법인 사업자 수는 총 805만명이었다. 2017년 723만명에서 80만명 늘어난 것으로, 사업자 수가 800만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. 전체 사업자 중 개인사업자는 704만명으로 전년보다 4.6%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. 유형별로 보면 연매출 4800만원 이상인 일반사업자는 437만명,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인 간이사업자는 163만명, 면세사업자는 104만명으로 나타났다.
작년 신규 사업자, 즉 창업자는 132만명이었다.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는 118만명, 법인사업자는 14만명이었다. 창업의 주축은 30~50대였다. 30대 22.7%, 40대 27.7%, 50대 24.7%로 이들 연령대가 전체 창업자의 75.1%를 차지했다. 극심한 취업난에 창업으로 눈을 돌린 젊은이들과 퇴사 시기가 점점 앞당겨진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일찌감치 치킨집 사장이 되면서 창업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. 30세 미만 창업자도 14만7922명으로 전년보다 5.8% 증가했다.
2018년과 비교해 창업이 많이 증가한 업종은 소매업(12.9%), 서비스업(4.2%), 음식업(2.0%) 등이다. 반면 부동산임대업(-27.2%)과 전기ㆍ가스ㆍ수도업(-24.0%)은 급감했다. 정부의 부동산 임대업자 옥죄기와 건설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. 제조업 창업도 전년에 비해 5.0% 줄었다.
한편 지난해 상속ㆍ증여된 재산은 49조7000억원으로 2년 만에 10조원이나 불어났다. 상속ㆍ증여를 통해 이전된 재산의 60%가량은 부동산이었다.